우리집 생활요리전문가께서는 요리를 참 잘한다.
그 중 무침 요리를 정말 잘한다.
재료 선택과 손질, 절임과 익힘, 양념의 비율과 무치는 순서, 조형적인 플레이팅
전 과정이 매우 물 흐르듯 깔끔하게 이어진다.
골뱅이무침
재료 선택과 손질
널븐 그릇이 하나가 필요하다
유동 골뱅이 한 캔
(고수는 구슬 골뱅이가 아니라, 자연산 골뱅이를 선택한다)
양파가 있었든가 없었든가 있으믄 쫌만 넣고 없으믄 말아블고
대파는 가늘고 길게 채를 썰어 놓는다.
오이는 어슷 썰어 소금물에 살짝 절여놓고
공장 출신 오징어채는 공장적인 나쁜 그러한 것이 있으니까 물에 담갔다가 빼놓는다.
(근거는 믿기가 어렵지만,
하여간 자신의 맛을 살짝 뺌으로써 다른 재료와 양념과의 조화는 더 잘 된다)
비잉할 놈의 좁은 싱크대에
보울을 아슬아슬하게 올려 놓는다
양념은 그냥 초고추장이랑 이것저것 넣고 한다.
양념 만드는 건 너무 순식간이었다.
무챠준다.
그릇 벽에 묻은 양념도 슥슥 닦아가며
얼른 무챠준다.
이유는 얼른 먹으려고.
중간중간 오이가 보이고 골뱅이가 보이는
아름다운 골뱅이 무침이 완성되어가고 있다.
오징어채가 살아 숨쉬는 것 같은 조형미
존재감이 확실한 골뱅이
신선함과 씹는 맛을 보장하는 오이
아름다운 펄이 뿌려진 것 같은 참깨 데코
소면이랑 먹어도 맛있고, 밥이랑 먹어도 맛있는데
그냥 다 먹어버린
맛있는 골뱅이 무침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