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와중에도 할머니는 내년을 생각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달고 맛있는 고구마가 나왔다나.
맛은 좋았고, 한 보따리 챙겨주신 덕에
삶아먹고 구워먹고 다 먹었다.
나중에,
고구마 따위는 쳐주지 않는 도도한 시절을 지나
요즘 갑자기 고구마가 맛있어져 약간 당황한 기양에게도 하나 주었는데, 맛있다고 인정해 주었다.
하여간 시골에서
맛있게 쪄진
맛있는 고구마를
맛있게 먹고난 뒤
쌀 도정하는 것을 도와드렸다
별 건 아니고,
그냥 실중량 40kg포대를 나르고 옮기고
그런 걸 몇 번 했다.
후후
아무렇지도 않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