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오월 목포는 날씨도 좋고 풍경도 좋았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보게 된 심상치 않은 문구
오렌지가 만 원.
아니 근데 저게 머야
뭐?25개에 므아너언?
몇 년 전에는 오렌지 때문에 정말 열받았었는데
이런 반가운 마음이 드는 오렌지는 첨 보는 오렌지.
정말 깜짝 놀랐다.
아 그냥 목포에서 살까(오렌지 때문에 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겠다)
흔들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빵 사러 감.
목포역을 나와서 바로 왼쪽으로 가면 국민은행이 나오는데 그 안쪽으로 들어가면
금빛금빛 반짝반짝 코롬방 제과가 나온다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서 있고
코롬방제과 빵봉지를 든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단팥빵을 한창 진열중이던 매장
얼핏 빵 종류가 다양해 보이지 않았던 것은,
빵이 나오자마자 빵에 환장한 손님들이(이를테면 나같은...)
많이많이 가져가기 때문이었다.
우리 앞으로도 다섯 팀 정도 줄을 서 있었다.
줄을 서 있다가 고로케가 나오는 것을 봤다.
조카에게 줄 지키고 있을래? 하니까 앞에 선 남자분이 인자하게 웃으며 갔다오시라고 한다.
어머 친절하시네.
고로케를 갖고 오니 남자분이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을 건넸다.
그 말은 "저 고로케 좀 갖고 올게요. 자리줌 맡아주세요" 였다.
이 빵집에서는 대표빵인 크림치즈 바게트와 새우바게트를 아예 계산대 뒤에 놓고 바로바로 챙겨주었다.
진열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빨리 소진되기 때문이었다.
계산하는 직원들이 친절했고 손도 빨라서 계산을 빨리 마쳤다.
그런데도 돌아보니 열 명도 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확실한 매력이 있는 빵이다.
여러 여행지 중에서 목포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거 같기도 하다.
목포에선 코롬방제과 빵봉지 든 사람이 기차에 탑승, 광주에 멈추자 궁전제과 빵봉지 든 사람들이 탑승. 이 기차가 군산역, 대전역에 섰다면 재밌었을 텐데.
코레일 빵투어 그런 건 안 하나? ㅎㅎ
우리는 빵집을 나와 토스트 가게로 향했다.
토스트? 게다가 프랜차이즈 토스트?
후후
나는 봤다.
달걀프라이 두께가 심상치 않았음을
이게 이삭토스트 햄치즈계란채소 다들어간 거
2,200원 짜리
빵과 햄 등 아예 규격화된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윤기와 두께가 장난이 아니다
첨엔 서울에서 먹었던 같은 브랜드의 같은 종류 토스트보다 세 배 두꺼운가?이런 충격을 느낄 정도
근데 세 배는 아니고 두 배 정도인듯하다.
사이좋게 나눠먹었다
조카 한 입, 나 한 입.
내가 모르고 두 번 먹었을 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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