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정보의 바닥

이선 프롬

sooien 2017. 8. 29. 00:21
이선프롬
국내도서
저자 : 이디스 워턴(Edith Wharton) / 손영미역
출판 : 문예출판사 200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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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첫 문장 - "여기 나오는 이야기는 내가 여기저기서 얻어 들은 것이고, 그런 경우에 으레 그렇듯 말하는 사람마다 그 내용이 조금씩 달랐다." 

첫 문장만 봐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 책의 마지막은 동네 사람이 그 집안을 세속적으로 평가하는(선의까지 포함하는) 내용으로 끝난다.

매사추세츠 주의 작은 마을에 잠깐 머물게 된 화자는 동네에 너무 오래 산 이선 프롬 씨에게 관심을 갖고 그의 지난 날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 


인물의 설렘과 실패, 기대와 실망의 낙차가 큰 소설이다. 그러나 공간적인 변화가 크게 없다. 일상과 심리 묘사가 뛰어나다는 얘기다. 

어떻게 보면 인간은 무엇에 반응하는가를 충실하게 보고한 글이기도 하다. 침묵 속에 지글거리는 많은 감정들을 이런 방식으로 드러내기도 하는구나 싶어 흥미롭게 소설을 읽었다.


결혼 생활의 본전을 따지며 독을 뿜는 뱀들처럼 다투던 상황에서 '이선은 이 끔찍스러운 장면에서 치를 떨며, 그 속에서 자신이 하는 역할에 치욕을 느꼈다.'

인물이 자기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깨닫는 순간을 탁월하게 묘사한다. 내가 인간으로 사느라 이런 짓까지 하는구나......하는 비애감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