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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먹, 그을음 : 그 후
sooien
2017. 9. 27. 22:50
예감했다.
어떤 감정을 갖게 될 것인지.
전시 보러 가려고 마음 먹고 나서 며칠 동안 설레고 떨렸다.
그리고 조금 맑은 날에 갔다.
한지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그리고 두ㅣ집는 작품들이 많이 보였다.
매우 정적이면서 굉장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벽에 하나 걸린 큰 작품을 보고 뒤돌아보면 맞은편 벽에 걸린 또 큰 작품이 보였다. 그 낙차!
큰 획을 그은 작품이 있어 다가가니, 그 갈필을 표현한 것이 콜라주였다. 면과 면이 겹쳐 일필휘지를 구성하는 거였다.
한자의 경계면은 찢어지거나 태워졌는데 단정했다. 그걸 보니 눈물이 핑 돌았다. 이건 마음의 불로 태운 거야. 이상했다.
한지를 찢어 겹쳐 산을 산수화처럼 묘사했는데, 한지가 찢어진 걸 보자니 살을 찢어 붙인 것 같은 고통이 느껴졌다.(이건 당연히 내 생각일 뿐이다. 작가는 별 생각 없이 태운다고 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