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사진작가로서의 위상도 확실한데다, 세계테마기행이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라는 프로그램 등으로 더 알려진 사진작가
볼리비아에 갔을 때 숨쉬기도 힘들 정도로 높은 마을에 찾아가, 외톨이 소년 사진 찍어준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동네 심지어 공기마저 가난해서 숨쉬기 어려운 그런 동네에서 사는, 인간관계조차 가난한 소년. 그러나 인생이 가난한 건 아니라는 이방인 아저씨의 메시지.
내가 내게 힘을 주는 장면을 내가 보고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나만 인상깊게 본 건 아니라서, 간혹 인터넷 검색해보면 소년의 웃음이 담긴 사진을 볼 수 있다. 볼 때마다 계속 보게 되는 사진.)
그런 작가가 예전에 낸 책을 보았다.
인간에 대한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끈기와 실력.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비타협적인 태도를 볼 수 있는 책.
그의 사진들을 보면 공격적인 느낌은 없는 거 같다.
밑바닥에서 정말 하루하루 열심으로 사는 사람들에게서 가난이 아닌 갸륵함을 보고,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었다.
사진을 보고 이미지가 뭔가 바글바글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게 이미지가 압도적이지만 위압적이지는 않아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