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혜네 떡볶이에 가면 될 것을......
요즘 그 근처로는 갈 일이 없는 것이 참 아쉽다.
그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웬만하면 충들과 설치류들까지 인심좋게 포용하여
자생적 생태계를 이루는 어마어마한 위생 상태 때문에
웬만한 시장 음식은 안 사는 편인데
떡볶이 금단증상에 시달리던 중,
어떤 시장 지나다가, 예전에 친구가 말해준 떡볶이집이 보이는 거 같았다.
1인분 포장해 달라니까 할머니가 흠칫.놀라며 1인분이 맞냐고 하신다.
네 1인분 주세요 했다.
할머니는 손가락에 침을 묻혀 위생비닐을 떼어 포장해 주셨다.
흠칫 놀란 나는 어서 그 장면을 잊으려고 했으나
할머니는 또 침을 묻혀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주셨다.
흠......
그리고 나는
한 손에 쏙 들어오는 1인분 떡볶이를 받아들며 흠칫 했다.
칫......
밥그릇에 담아본 떡볶이.
공간의 여유가 느껴진다. 저게 2처넌짜리.
그 아래 엄청 양 많은 흰 떡볶이떡은 처넌.
각각 시장의 인심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할머니의 침묻은 손가락은 떠올리지 말기로 하자.
속으로 엄청 욕하면서(속으로만) 포장을 뜯었다.
조미료는 인심 좋게 많이 넣어주셨다.
나중에 친구한테 물으니 그 집은 십몇 년 전에 사라진 거 같다고 한다.
왠지 친구가 웃는 거 같았다.
기분 탓이겠지......
'서울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대문구 안산 자락길, 봉수대 가는 길 (0) | 2015.03.27 |
---|---|
1월말 서대문구 안산 자락길 산책 (0) | 2015.01.29 |
지나가다가 (0) | 2015.01.07 |
[서대문구 안산] 눈이 온 자락길 걷기 (0) | 2015.01.04 |
서대문구 안산 자락길 (0) | 2014.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