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은 만남이 참 반갑고 신나고 그럴 때가 있다.
책을 볼 때도, 몰랐던 사실을 꽤 깊은 맥락까지 포함해서 알게 될 때 기분이 좋다.
이 책을 보면서도 아 이건 몰랐다 싶었던 것들을 좀 알게 됐다.
기억을 못해서 그렇지...
아 그거였나?
세운상가를 김수근 씨가 설계했다는 이야기
(지금은 세운상가가 사라지고 뒤쪽 현대상가만 남았다.
아니다 앞쪽 현대상가만 철거하고 뒤에 세운상가만 남은 거다)
추억이 많이 담긴 책이다.
저자의 추억이 있고, 도시도 스스로를 추억하고 있고,
불특정 다수 독자 중 하나인 나의 추억과 이어지는 곳도 있고
건축가이기도 한 함성호 시인의 추천사가 책 날개에 있다.
눈에 띄는 오자 '베인 맛'
익숙해지거나 스며들어 오래 남거나 깊이 느껴지거나 그럴 때 쓰는 동사는 '배다'
그럼 '밴 맛'이라고 해야 할 텐데, 오자가 났다.
오자를 쓸 사람이 아니라서 더 눈에 들어왔나보다.
아님 다른 의도가 있나?
따뜻함이 느껴지는 건축가의 스케치.
이 책에 인용된 독일 건축가의 말과 작품이 상당히 인상적인데,
(그의 작품을 보니 의자도 그렇고 건축물도 그렇고 선을 통해 드러나는 역설이 범상치 않다.)
지금 읽고 있는 다른 책에서도 우연히 미스 반 데어 로에의 명언을 볼 수 있었다.
불국사에서 보이는 아름다움의 이유를 분석하던 중에 언급된 말.